좋은시 감동/좋은글

가을시

수강 (壽江) 2017. 9. 20. 12:18

가 을   / 강은교

 

기쁨을 따라갔네
작은 오두막이었네
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


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

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
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

살짝 가보았네


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

매달린 나무 한그루 서성서성
뒤에 있는 산, 날개를 펴고 있었네
산이 말했네.
어서 가보게, 그대의 집으로

 


 가 을 / 김광림

 

고쳐 바른 단청빛 하늘이다
경내는 쓰는 대로

보리수 잎사귀 한창이다


잎줄기에서 맺혀 나온

염주알 후두둑 떨어진다
벼랑 위에 나붓이 앉으신

참 당신 보인다

 

 

 가 을 / 김종길

 

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
사물의 명암과 윤곽이

더욱 또렷해진다


가을이다

아 내삶이 맞는

또 한 번의 가을!

 

허나 더욱 성글어지는

내 머리칼
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

 해가 많이 짧아졌다









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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